안녕하세요. 건강한 삶을 위한 팩트를 전달하는 블로거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로, 혹은 직업의 특성상 남들이 잠든 시간에 깨어 일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보통 야간 근무를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거예요. "밤에 일해도 낮에 암막 커튼 치고 8시간 푹 자면 쌤쌤 아닐까?" "나는 올빼미형이라 밤에 일하는 게 오히려 편해." 저도 한때는 '총 수면 시간'만 채우면 우리 몸이 알아서 회복될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면 의학계의 연구 결과와 WHO(세계보건기구)의 발표를 찾아보니, 안타깝게도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게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낮에 잘 자면 괜찮다"는 믿음이 왜 틀렸는지, 그리고 야간 근무가 내 몸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충격적인 사실, 야간 근무는 '2A군 발암물질'입니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무서운 팩트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 근무(Night Shift Work) 자체를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습니다. 납 화합물이나 튀김 요리 시 나오는 연기와 동급이라는 뜻인데요. 그 핵심 원인은 바로 '멜라토닌'과 '생체 리듬' 파괴에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우리가 밤에 잠을 잘 때 분비되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항암 호르몬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밤에 인공 조명 아래서 눈을 뜨고 있으면 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됩니다. 낮에 암막 커튼을 치고 잔다고 해도, 이미 밤사이에 억제된 멜라토닌과 깨어진 호르몬 리듬은 100% 복구되지 않으며, 이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뇌는 속일 수 있어도, 심장은 속지 않습니다
"나는 낮에도 잘 자는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 몸의 장기들은 '빛'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 활동 시간 등 다양한 신호로 낮과 밤을 구분합니다. 이것을 '서캐디안 리듬(일주기 리듬)'이라고 합니다. 밤에 억지로 깨어 있으면 뇌는 깨어있을지 몰라도 심장, 간, 위장은 "지금은 쉬어야 할 밤인데 왜 일을 시키지?"라며 혼란에 빠집니다.

이로 인해 야간 근무자는 주간 근무자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이 약 37% 더 높고, 뇌졸중이나 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낮에 잠을 보충한다고 해서 혈관이 받는 스트레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이유, '대사 시스템'의 붕괴
야간에 일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살이 잘 안 빠진다", "소화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 몸은 밤이 되면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리고 소화 기능을 낮춥니다. 같은 밥 한 공기를 먹어도 낮에 먹으면 에너지로 쓰지만, 밤에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지방으로 축적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야간 근무자는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44%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밤에 먹는 야식은 단순히 칼로리 문제가 아니라, 자야 할 췌장을 깨워서 혹사시키는 행위인 셈입니다.
뇌 노화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장기간의 야간 근무는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5년 이상 야간 교대 근무를 한 사람들의 뇌를 조사했더니, 뇌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깊은 잠을 잘 때 뇌는 '글림프 시스템'을 가동해 뇌 속에 쌓인 노폐물(베타 아밀로이드 등)을 청소합니다. 하지만 낮에 자는 잠은 주변 소음이나 체온 리듬 때문에 깊은 수면(N3 단계)에 도달하기 어렵고 자주 끊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뇌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기억력 감퇴나 뇌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이렇게라도 지키세요
생계 때문에 당장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죠. 그렇다면 내 몸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이라도 세워야 합니다.

- 퇴근길 선글라스: 아침 퇴근길에 강한 햇빛을 보면 뇌가 "이제 활동 시작!"이라고 착각해 수면을 방해합니다. 선글라스로 빛을 차단하세요.
- 철저한 암막 수면: 낮에 잘 때는 암막 커튼과 귀마개를 사용해 밤과 똑같은 환경을 만드세요.
- 식사는 가볍게: 근무 중 야식은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 위주로 조금만 드시고, 퇴근 직전(아침)에는 식사를 자제하여 집에 가서 바로 잘 수 있는 위장 상태를 만드세요.
- 정기 검진 필수: 일반인보다 암,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군에 속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더 자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낮에 푹 자면 괜찮다"는 말은 안타깝게도 우리 몸의 생체 시계를 고려하지 않은 반쪽짜리 위로일 뿐입니다.
밤을 지키며 일하시는 여러분의 노고가 있기에 세상이 돌아가지만, 그만큼 여러분의 몸은 남들보다 더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치열한 밤을 보내고 계신 모든 분들, 부디 건강 챙기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