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을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력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군수지원함을 건조할 수 있지만 강점은 다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구축함을 비롯한 수상함과 해외 함정 수출 경험에서 앞서고,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미국 현지 조선소를 활용한 시장 진입 전략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단순히 어느 회사의 기술력이 더 뛰어나다고 결론 내리기보다 함정 종류와 발주국의 요구 조건에 따라 유리한 기업이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 전투함에 강하다

HD현대중공업의 대표적인 강점은 구축함과 호위함 등 수상 전투함입니다.
국내 최초의 국산 호위함인 울산함 개발에 참여했고, 7,600톤급 이지스구축함과 8,200톤급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도 건조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우리 해군이 도입한 이지스구축함 6척 가운데 5척의 건조 계약을 확보했으며,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의 기본설계 경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정조대왕급 1번함인 정조대왕함을 해군에 예정대로 인도했습니다. 대형 수상함 설계와 전투체계 통합, 납기 관리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됩니다.
HD현대중공업은 잠수함도 건조합니다.
독일 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공기불요추진체계인 AIP를 적용한 214급 잠수함을 건조했고, 3,000톤급 잠수함도 해군에 인도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의 대표 이미지는 잠수함보다는 이지스구축함과 호위함 등 수상함에 더 가깝습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경쟁력이 핵심이다
한화오션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잠수함입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급과 손원일급,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건조해 왔으며, 2011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사업을 수주해 한국 최초의 잠수함 수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회사 공식 실적 기준으로 2024년 말까지 잠수함 23척, 수상함 55척, MRO 32척 등 총 120척의 함정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잠수함은 수상함보다 선체 진동과 소음 관리, 수중 탐지 회피, 배터리와 추진체계 통합이 중요합니다.
특히 소음은 잠수함의 생존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건조 경험과 장기간의 시험평가 자료가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한화오션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캐나다 잠수함 사업 등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 참여와 실제 수주는 구분해야 하며,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조건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해외 수상함 수출은 HD현대중공업이 앞선다
해외 수상함 수출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을 수주했습니다.
첫 번째 3,200톤급 초계함은 계약 일정보다 약 5개월 먼저 인도됐고, 기존 호위함도 예정된 일정보다 빠르게 인도한 경험이 있습니다.
군함 수출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납기와 후속 군수지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필리핀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의 대표적인 수출 사례로 꼽힙니다.
페루에서는 호위함과 경비함, 상륙함 등 4척을 수주했습니다.
한국에서 완성해 인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HD현대중공업이 설계와 기자재,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페루 국영 조선소가 현지에서 건조하는 구조입니다.
최근 군함 수주전에서는 현지 일자리와 기술이전 요구가 커지고 있어 이러한 현지 건조 경험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이 현지 거점을 먼저 확보했다
미국 군함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의 현지 조선소 보유가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한화그룹은 2024년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시설과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자국 군함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한화는 2026년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 NGLS 사업에서 설계 관련 첫 미 해군 하도급 계약을 확보했고, 미국 방산기업 레이도스와 함정 설계·통합 협력도 시작했습니다.
아직 미국 전투함의 정식 건조 계약을 수주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조선소와 설계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장 진입 경로가 비교적 구체적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대형 방산조선사와 협력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조선소를 직접 보유하는 대신 현지 방산조선사와 협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군함 건조사 가운데 하나인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와 함정 건조 생산성 향상, 조선소 디지털화, 차세대 군수지원함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 MRO 사업에도 진입했습니다.
2025년 미 해군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앨런 셰퍼드함 정비 계약을 확보해 울산에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2025년 말 HD현대미포와 합병하면서 중형선과 특수목적선 건조 역량까지 통합했습니다. 향후 미국 군수지원함이나 중형 보조함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KDDX 결과가 두 회사의 모든 경쟁력을 뜻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 사업을 놓고 두 회사가 경쟁해 왔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맡았고, 한화오션은 앞선 개념설계를 담당했습니다.
2026년 6월 진행된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는 한화오션이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최종 계약 절차가 남아 있고, 선도함 결과만으로 두 회사의 전체 군함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후속함 건조 물량이 두 회사에 나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한화오션이 KDDX 선도함을 맡는다면 수상 전투함 분야의 실적을 강화할 수 있고, HD현대중공업은 해외 수출과 미국 협력 사업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어느 회사가 더 유리한지는 함정 종류에 따라 다르다
수상 전투함과 해외 함정 패키지 수출은 HD현대중공업의 강점이 두드러집니다.

잠수함과 미국 현지 생산거점, 그룹 방산 계열사와의 전투체계 결합은 한화오션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미국 군함 사업이 현지 건조 중심으로 진행되면 필리조선소를 가진 한화오션이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조선소에서 선체 블록이나 군수지원함을 건조하고 미국 업체와 공동 생산하는 구조라면 HD현대중공업의 생산능력과 헌팅턴잉걸스 협력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주가 측면에서는 정상 간 발언이나 정보요청서만으로 수주를 확정해서는 안 됩니다.
군함 사업은 함종, 사업비, 건조 장소, 현지 생산비율, 기술이전, 금융지원과 장기 MRO 조건이 결정돼야 실제 매출 규모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결국 두 회사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력 대결이 아니라 미국 현지화, 납기, 가격, 외교 관계와 장기 운용지원 능력을 포함한 종합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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