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서울에 올라와 자취를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다.
원룸이긴 하지만 신축이고 가격도 괜찮아서
꽤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문제는 어느 날,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였다.
누군가가 내 방 구조를 아주 잘 아는 것처럼 말했다.
“요즘 혼자 살아서 심심하지?”
장난 문자였다. 번호는 모르는 번호.
처음엔 그냥 스팸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런데 다음날 또 문자가 왔다.
“어제 밤에 너 컵라면 먹고 잤지? 옷도 안 갈아입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가 그날 컵라면 먹고 뻗은 걸,
아무도 모를 텐데?..
그때부터 집 안의 모든 전자제품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TV, 조명, 벽시계까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미친 듯이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천장 모서리, 연기 감지기처럼 생긴 작은 원형 기기에서
초록 불빛이 깜빡이는 걸 봤다.
사다리를 빌려 올라가 분해해보니,
진짜로 그 안엔 카메라 렌즈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USB 포트까지 달려 있었다.
나는 경찰에 신고하고, 증거로 기기를 제출했다.
며칠 뒤 경찰에게 연락이 왔다.
그 카메라는 Wi-Fi 연결을 통해 실시간 송출 중이었고,
영상은 다크웹에서 팔리고 있었다.
더 충격적인 건,
내가 처음 입주한 날부터
내가 씻을 때, 잠잘 때, 울 때, 웃을 때까지
모든 영상이 “서울 여대생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이름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카메라 설치자는 전 세입자였고,
그는 붙잡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경찰이 남긴 한 마디가
지금도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그 남자가 설치한 건 총 2개의 카메라였어요.”
“근데.. 나머지 하나는 아직 못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