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봄이면 다들 설레고 기분 좋아진다고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반대였어요.
햇살은 따뜻해지고, 꽃은 피고, 다들 밖으로 나가 웃고 있는데, 나는 왜 이리 기운이 없고, 이유 없이 울컥하고, 숨이 막히는 것 같을까.
한창 힘들던 시절, 정신과에 다니면서 들었던 얘기가 아직도 기억나요. “봄에는 우울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요.”
그 한마디에 얼마나 위로받았는지 몰라요.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그냥 내 탓이 아니었구나 싶었거든요.
계절성 우울증(SAD), 봄에도 찾아올 수 있어요
계절성 우울증 하면 겨울에만 오는 줄 아는 분들 많으시죠? 근데 실제로는 봄철에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어요.
- 날씨 변화로 인한 생체리듬 깨짐
- 기온 상승으로 수면 패턴 흔들림
- 꽃가루, 알러지 등 신체적 스트레스
주변 사람들의 ‘기분 좋은 봄’ 분위기와 나의 감정 사이 괴리감
이런 것들이 모두 우울감을 더 크게 만들 수 있어요. 저도 그랬어요.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고, 뭔가 계속 쫓기는 기분이었어요. 특히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괴로웠고, 일상이 흐릿하게 느껴졌죠.
제가 해봤던 극복 방법들 – 조금은 나아졌어요
저의 경험에 빗대어 알려드릴게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힌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레 공유해 봐요.
1. 나만의 루틴 만들기
무기력할수록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틀을 하나라도 만들어야 했어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아침 햇살 10분 쬐기, 커피 대신 따뜻한 차 마시기.
2. 가벼운 산책 or 햇빛 받기
억지로라도 집 근처를 걸었어요. 걷다 보면 생각이 좀 줄고, 햇빛 받으면 마음이 살짝 풀리는 느낌이 있거든요.
3. 나를 위한 ‘소소하고 작은’ 계획 만들기
크고 과하고 멀리 봐야 하는 것만 계획은 아니에요,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오늘은 이불 빨래하기’ 같은 사소한 계획이라도 세우면 하루가 달라졌어요. 그리고 하나씩 체크할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느꼈죠.
4. 감정 기록하기 (일기, 메모 앱 등)
하루의 감정을 쭉 적어보면, “아 내가 오늘 괜찮았구나”, “이 날은 왜 힘들었을까” 하는 걸 파악할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감정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5. 전문가 상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게 ‘내 의지 부족’이 아니라는 걸 아는 거였어요. 이건 제 실제 경험인데,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할 때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주뼛거리다가 면접이 끝나고 울먹거리면서 나온 적이 있어요. 그렇게 슬픈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때 저는 마음과 몸이 따로 놀고 있다는 걸 느끼고 병원을 찾았어요. 물론 저도 정신과 병원을 처음 가기까지 많은 고민과 시간이 들었는데, 정신과 기록이 남으면 사회에 큰 문제가 될까?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올해로 6년째 다니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아무런 불이익도 없고 오히려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의 봄도 괜찮길 바라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따뜻한 봄인데도 마음이 추운 분이 계시다면.. 그건 당신이 이상한 게 절대 아니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봄이 괜히 괴로운 사람도 있다는 걸, 저도 겪었기에 알아요. 우리 같이 조금씩, 천천히 괜찮아져 봐요.
늘 그랬듯이,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